1. 달걀 기억하기 난이도 ★★★★★ 매점 구매 거의 불가 캠핑에서 달걀이란,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있으면 식사가 윤택해지는 재료입니다. 자취 생활에도 달걀 한 판 있으면 간단한 식사는 쉽게 해결할 수 있잖아요. 짜파게티를 끓이더라도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탄단지’를 대충 맞춘 것 같아서 마음이 좀 뿌듯해지고, 입 짧은 아이가 있으면 달걀볶음밥을 해서 한 끼를 먹일 수도 있죠. 특히 아침 식사에 달걀이 있으면 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납니다. 뭘 만들어도 스크램블드 에그나 오믈렛을 곁들이면 조식다운 느낌이 나고, 프렌치 토스트를 하려고 하면 달걀이 필수죠!
근데 이 달걀이 저는 정말 드럽게(죄송합니다 스스로에게 빡쳐서) 챙기기 힘들어요. 저는 보통 달걀을 20구짜리로 사서 냉장고 달걀 보관함에 넣어두는데, 그래서 캠핑짐을 챙길 때는 뭔가를 사고 받은 달걀 캐리어(밀폐용기 안에 달걀 모양 틀이 들어 있는 모양)에 달걀을 하나하나 넣어서 따로 챙겨야 합니다.
뭐든 엑스트라 과정이 하나 추가되면 빼먹기가 쉬운 것 같아요. 지금도 금요일에 일하다말고 캠핑 짐 챙기기 목록을 쓸 때면 달걀을 세 번쯤 적어놓는데, 그러고도 챙기다보면 문 밖을 나서기 전에 ‘아맞다!!’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 ‘아맞다!’를 했으면 양반이죠. 어지간한 캠핑장 매점에서는 팔지도 않는 재료인데… 이번 주말에는 꼭 좀 챙겨가기를 바라봅니다. 듣고 있니, 주말의 나야.
2. 타월 기억하기 난이도 ★★★★★ 매점 구매 거의 불가 캠핑 요리와는 관련이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까먹으면 매우 곤란한 물건입니다. 캠핑장 셰프가 더위를 매우 타는데 타월이 없으면 샤워를 할 수가 없으니 캠핑 요리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집 화장실에는 보통 세탁을 하고 나서 갠 보송보송한 타월을 자연스럽게 채워두게 되잖아요. 캠핑 짐을 꾸릴 때는 옷장에서 캠핑에 필요한 옷과 잠옷, 물놀이 옷을 꺼내고 화장실에 다시 가서 타월을 꺼내와야 하는 거예요. 캠핑에서 쓴 타월은 가져와서 세탁하니까 캠핑카 안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진짜로 캠핑장에 타월을 하나도 안 들고 간 적이 있습니다. 이미 더워지기 시작해서 샤워가 필수인 날씨였거든요. 씻고 물기가 마를 때까지 나체족으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말 순간 패닉에 빠지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 캠핑장은 하나로마트가 입구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곳이었어요. 마트까지 걸어가는 길에 거의 기도를 했죠. 제발 뭐라도 있어라… 수세미라도 있어라… 키친타월이라도 써야하나….
그런데 있더라고요. 평소라면 절대 사지 않을 것 같은 종잇장처럼 얇은, 형광 노란색과 핑크색 타월이요. 만세! 정말 ‘살았다’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두 가지 타월과 여기저기서 기념으로 받아서 색이 다른 타월은 세탁 후 개고 나서 바로 캠핑 가방에 넣어둡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 까먹을지 모르니까요. 타월, 진짜 중요합니다.
3. 햇반과 라면 기억하기 난이도 ★★★☆☆ 매점 구매 가능
캠핑에서 놀다가 기력이 다했지만 밥은 먹어야 할 때, 햇반과 라면은 사람을 구원하는 존재입니다. 비상식량이라는 거죠. 식구가 세 명이고 한 명은 아이지만 라면은 1인분 이상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5봉짜리 한 묶음을 사도 생각보다 순식간에 떨어집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를 한 묶음씩 여러 개 사다놓는데, 방심하면 또 없어져요. 햇반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없으면 그때가 정말 당황스럽죠.
물론 캠핑장 매점에 가면 햇반과 라면은 어지간하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면의 문제는 뭐다? 나에게는 취향이 있다. 저의 개인적인 라면 취향은 진라면 순한맛과 스낵면, 짜파게티와 비빔면입니다. 비빔면을 제외하면 아기와도 모두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아기와 상관없이 평생의 제 취향이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이 라면들이 캠핑장 매점에 항상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그리고 다른 라면은, 왠지 라면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 그래서 항상 재고를 체크해야 하는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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