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여러분은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여러분은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저에게 있어서 캠핑과 요리는 취미이자 덕질이자 직업(요리의 경우)인데, 현생이 방해해서 3주째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캠핑으로 보내기로 했으니까… 하면서 마음을 달래는 중이예요. 오매불망 길바닥에서 요리하는 날만을 기다리는 욕망 그득한 캠차레터, 이번 주도 시작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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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ST IRON PAN 지고지순 무쇠팬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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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도구에도 사람마다 취향이 있죠. 어떤 집에 가면 프라이팬이 온통 ‘스뎅’이라 달걀 프라이 하나 해먹고 싶었을 뿐인 사람을 눈물짓게 하기도 하고, 전기 아닌 압력 밥솥으로 지은 밥만 인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쓰는 편이지만, 제일 좋아하는 팬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대답합니다. 무쇠팬!!!이라고.
무쇠팬은 쇳물을 틀에 부어서 굳혀 통짜로 만든 팬입니다. 주물팬이라고도 하지요. 프라이팬에서 냄비, 빵틀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사이즈별로 아기 손바닥만한 것 두 개, 제 손바닥만한 것 하나, 일반 크기 프라이팬 하나, 크레페용 납작팬 하나, 뚜껑이 달린 냄비인 더치오븐 하나까지 이런저런 무쇠팬을 가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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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무쇠팬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시크한 블랙 컬러? 끝내주는 사진발? 물론 그것도 좋지만요. 열보존율이 좋아서 일단 달구고 나면 스테이크며 양파를 멋지게 노릇노릇하게 굽기에 이만한 팬이 없고, 손잡이까지 무쇠라 오븐에 넣기도 제격이고, 코팅이 벗겨지면 버려야 하는 코팅팬과 달리 관리만 잘 하면 대대로 물려주는 것도 농담이 아닙니다.
캠핑에서 무쇠팬을 써야 하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저 열보존율입니다. 천천히 예열해서 전체적으로 뜨겁게 달군 다음 삼겹살을 넣어보세요. 세상 만족스러운 치이이익 소리가 납니다. 워낙 뜨거우니까 식재료를 넣는다고 식지 않고 멋지게 노릇노릇한 크러스트를 만들어내요. 노릇노릇이란 뭐다? 마이야르 반응이다. 그게 바로 감칠맛, ‘맛’입니다. 무쇠팬에 구운 고기만큼 맛있는 건 없다는 뜻이죠.
고기 뿐입니까? 우리는 전의 민족이잖아요. 기름을 잔뜩 둘러서 지글지글 김치전이며 해물파전을 부치면 환상적인 ‘겉바속촉’의 질감이 막걸리를 부릅니다. 여기에 닭갈비를 굽고, 남은 양념에 밥을 넣어서 볶음밥을 지졌다면? 말도 안되게 바삭한 누룽지가 생기는 거죠. 정말로 노릇노릇에 있어서는 무쇠팬을 따라올 자가 없습니다. 사랑해, 무쇠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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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물론 단점도 있죠. 일단 쇳덩어리니까 기본적으로 무겁습니다. 손목은 후천적으로 굵게 만들 수도 없는데, 잘못 들면 손목이 휘딱 꺾이기 때문에 큰 사이즈의 무쇠팬은 사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손잡이까지 달궈지니까 일단 불에 올리면 따로 장갑이나 손잡이 커버를 써야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또한 토마토 스튜 같은 산성 재료를 넣고 너무 오래 끓이면 금속 맛이 납니다(조리하고 바로 꺼내면 괜찮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세척하고 바로 물기를 제거해서 바짝 말리지 않으면 반드시 녹이 슨다는 것입니다!
MYTHS 흔히 무쇠팬에 대해서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 ‘세제나 비눗물로 씻으면 안된다’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쇠팬에 음식이 달라붙지 않게 길들이는 과정을 ‘시즈닝’이라고 하는데, 이걸 기름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즈닝seasoning은 기름을 바르고 가열해서 플라스틱과 비슷한 구조로 변형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세제로 씻어낼 수 없습니다. 그냥 코팅 프라이팬의 코팅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오히려 세제를 쓰면 안된다고 해서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으면 이물질이 남아 코팅을 망가뜨립니다. 청결하지도 않겠죠. 그냥 비눗물로 박박 씻어주세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무쇠팬을 씻고 나서 그대로 마르겠거니 하고 두면 반드시!!! 녹이 습니다. 진짜 하룻밤만에 슬어요. 그럼 울면서 긁어내고 시즈닝을 다시 입혀야 합니다. 물이 한 방울만 딱 떨어져 있어도 동그랗게 녹이 슬어요. 그 부분이 저를 정말 노이로제에 걸리게 합니다. 긁어내기 귀찮거든요. 시즈닝도 다시 입히기 너무 귀찮고요. 지금 무쇠 냄비 하나가 녹이 슨 상태라 당사자성 강력한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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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USE 만약에 무쇠팬을 구입하셨다면? 물기만 해결하면 됩니다. 그냥 다른 그릇이랑 같이 들고 가서 깨끗하게 세제로 설거지를 해 주세요. 가져온 다음이 중요합니다. 행주로 물기를 싹 닦는 정도로는 부족해요. 다시 불에 올려서 가볍게 달궈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주세요. 이 상태로 식혀도 되는데, 종이타월에 식용유를 묻혀서 전체적으로 바른 다음에 다시 살짝 가열하면 완벽합니다. 본격 시즈닝을 입히지 않고도 코팅을 보호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주거든요.
그냥 냅두면 마르는 팬에 비해서는 확실히 귀찮고 손이 가죠. 그럼에도 고기와 전이 환상적으로 구워지는데다 예쁘고 아름다우니까 무쇠팬을 포기할 수가 없어요. 진짜 스테이크, 아니 삼겹살 한 번만 구워보면 제 집착을 이해하실텐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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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팬이 고기 굽기를 너무 잘해서 고기 이야기만 계속 했는데, 얘는 밥도 잘합니다. 무쇠 프라이팬이 있다면 지글지글 알밥을 돌솥 대신 프라이팬으로 만들어보세요!
직접 만들면 날치알을 비롯한 모든 재료를 원하는 만큼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일단 차가운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밥을 넓게 펴 담습니다. 그리고 잘게 다져서 각각 양념한 맛살과 단무지, 오이, 김치를 예쁘게 얹어주세요. 가운데에 날치알을 듬뿍 올린 다음 불에 올려서 따닥따닥 소리가 나며 바닥에 누룽지가 생길 때까지 가열하면 됩니다. 김가루와 소스를 취향대로 넣고 비벼서 먹으면 완성!
비비는 동안에도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나는 것이 입맛을 당기게 하는 캠핑의 한 그릇, 아니 한 프라이팬 식사라고 할 수 있겠죠. 집에서 모든 재료를 손질해오면 정말 5분만에 차려낼 수 있는 무쇠팬 알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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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무쇠팬 알밥
재료(계량은 자유) 밥, 냉동 날치알, 식초, 오이, 단무지, 맛살, 김치, 마요네즈, 설탕, 참기름, 참깨, 김가루(생략 가능)
만드는 법 1. 냉동 날치알은 체에 밭쳐서 식초를 살짝 뿌려 해동한다. 2. 오이, 단무지, 맛살, 김치는 각각 잘게 다져서 따로 그릇에 담는다. 3. 맛살에는 마요네즈와 설탕을, 김치에는 참기름과 참깨를 넣어서 잘 섞는다. 4. 무쇠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밥을 넓게 펼쳐 담는다. 5. 오이와 단무지, 맛살, 김치를 밥 위에 둘러 담는다. 6. 가운데에 날치알을 넉넉하게 얹고 불에 올려서 바닥에 누룽지가 생길 정도로 가열한다. 7. 잘 비벼서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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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오늘도 어김없이 좋아하는 음식과 조리도구에 대해서 잔뜩 떠들고 나니... 역시 계속 먹고 놀고 싶어졌습니다. 연휴는 언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지만 역시 충실한 일상이 있으니까 휴가가 즐거운 것이겠죠! 구독자분들도 모두 충실한 하루, 즐거운 휴식, 맛있는 저녁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캠차레터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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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차캉스 푸드 라이프 뉴스레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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