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내일 모레면 드디어 연휴가 찾아옵니다! 저는 연휴 동안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내일 모레면 드디어 연휴가 찾아옵니다! 저는 연휴 동안 총 3박 4일의 캠핑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과연 캠핑카 냉장고와 아이스박스가 물량을 감당해줄지 자신이 없어요. 다행히 이번에 가는 캠핑장 옆에는 이마트가 있어서 현지 조달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캠핑! 연휴! 여러분의 즐거운 연휴를 응원하며 오늘의 캠차레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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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차레터를 시작한 것은 캠핑이라는 자유로운 경험을 최대한 많은 사람과 나누고, 함께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캠핑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이야기하려면, 제가 평소에 얼마나 강박을 느끼고 사는지에 대해서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아요. 너무 길면 핫 초콜릿 영상이 나올 때까지 쭉! 내려주세요.
저는 1인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입니다. MBTI는 INFJ로, E가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순도 100% I라 이보다 더 편한 업무 환경은 존재하지 않을 정도예요. 혼자 일하는 것의 장점은 어지간하면 제 스케줄을 제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도 제가 스케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프리랜서라고 하면 가끔 ‘어떻게 자율적으로 일을 하냐, 나는 내내 누워있다가 마감을 못 지킬 것 같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사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마감만 있으면 그걸 못 지키면 먹고 살지 못하니까 어떻게든 게으름을 물리칠 수 있게 되긴 해요. 저에게 그보다 더 힘든 부분은 일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벌리는 것, 그리고 그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서 나를 갈아 넣다가 뻗어버리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입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무리하다 뻗어서 한동안 일을 못하게 되면 그것도 자기관리에 실패한 것임에는 다름이 없죠. 이제는 적절한 휴식과 ‘멍 때리는’ 시간도 일부러 스케줄에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자기 통제 욕구와 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잘 나가다가 아프거나 과로로 힘들어지면 스스로를 탓하게 되거든요. 또 무리했어, 알면서 왜 이러니,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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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자기 관리는 필요하죠. 저의 주중 일과는 외부 미팅이 생기지 않는 이상 업무와 운동, 식이습관까지 거의 비슷한 루틴으로 돌아갑니다. 출근 후 아침 운동 혹은 아침 운동 후 출근을 하고, 단백질을 위주로 한 간단한 식사를 두세 시간 간격으로 두세 번 하고, 아무것도 넣지 않은 커피 혹은 홍차를 마시고, 과자는 하루 2회까지 먹습니다(두뇌 영양 공급용이라는 핑계). 일주일에 2회 정도 빵을 굽고, 저녁 메뉴는 30분 내에 조리할 수 있는 것이나 배달 음식의 비중을 비슷하게 조절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변함이 거의 없는 루틴은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것을 지키는 한 건강하고 안전하고 보호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죠. 느닷없이 갑자기 뻥 터지는 순간이 옵니다. 내가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 못 마시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해! 하고요. 이상하죠. 그 전까지는 운동한 것이 아까워서 액상과당은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않았거든요. 아무도 강요하고 강제하지 않았는데 혼자 지키다가 혼자 터지는 겁니다. 스스로도 얜 뭐야, 싶죠.
저에게 캠핑은 그렇게 갑자기 뻥! 터지기 전에 내 멋대로 노는 시간을 허용하는 자유로운 순간입니다. 저는 사실 멀쩡하게 잘 갖춰진 주방을 두고 밖에서 숯을 달구고 통제하기 까다로운 생불에 음식을 하는 것 자체가 ‘장난치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때만큼은 영양소 중심의 메뉴 짜기에서 벗어나 그때그때 만들고 싶은 요리 레퍼토리를 자유롭게 풀어놓습니다.
일더미 산더미에 깔려서 효율적인 식사를 추구하던 주중에서 벗어나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만들고요. 바람을 맞으면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아이스크림에 맥주를 마시는 거죠. 세상에 이렇게 한량 같은 하루가 있단 말인가? 나도 내 멋대로 놀고 있을 뿐인데, 아이도 좋아하고 모두가 행복해합니다. 너무 댕이득이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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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핫 초콜릿은 당 섭취를 조심해야 하는 나이가 된 이후로 액상과당을 멀리한 제가 캠핑에서 다시 애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메뉴입니다. 물론 진짜 아이한테 주면 조금 곤란합니다. 흑맥주인 기네스를 콸콸 부어서 만들거든요. 쌉싸름한 흑맥주가 초콜릿과 어우러져 어른의 핫 초콜릿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은 맛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저도 어릴 적에는 분말 코코아를 우유에 녹여서 뭔가 맛있는 듯? 아쉬운 듯? 한 코코아를 마셨어요. 아마 제대로 진한 ‘핫 초콜릿’을 만드는 법은 엄마도 모르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입술에 초콜릿 코팅이 입혀질 정도로 진하고 씁쓸하고 달콤한 핫 초콜릿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들 수 있게 되니 마시기는 조금 조심스러운 나이가 되기는 했는데, 그러니까 캠핑에서만 고삐를 좀 풀어보자고요.
진짜 ‘핫 초콜릿’은 진짜 초콜릿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분말 코코아만으로는 그 진한 바디감을 만들어낼 수 없어요. 주로 베이킹용으로 나오는 판초콜릿이나 버튼형 초콜릿을 카카오 함량 65% 이상인 것으로 골라서 캠핑짐에 하나 넣어두세요. 더운 여름만 아니면 보관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초콜릿만으로는 초콜릿 맛이 부족하니까’ 무가당 카카오 파우더도 한 큰술 넣어야 하고요, 단맛을 조절하기 위해서 황설탕도 조금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핫 초콜릿은 어른용으로 기네스를 넣는 만큼 농도 조절을 위해서 우유 대신 크림을 사용합니다. 칼로리 걱정은 잊으세요! 철저하게 맛만 추구하는 것이 고삐 풀린 캠핑의 매력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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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난로나 그냥 불에 냄비를 올리고, 크림을 붓고, 잘게 부순 판초콜릿이나 버튼형 초콜릿을 와르르 붓습니다. 무가당 카카오 파우더와 황설탕을 한 큰술씩 넣고 초콜릿이 완전히 녹아 골고루 섞일 때까지 잘 섞어주세요. 매끄럽게 잘 녹으면 기네스를 콸콸 부어 농도를 맞춰줍니다. 취향에 따라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초콜릿에 어울릴 법한 술을 넣어도 됩니다. 나만의 맛을 찾아보는 거예요.
도심은 이제 막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죠. 아마 이제 캠핑을 가면 생각보다 초저녁부터 서늘하기 시원할 거예요. 따뜻한 핫 초콜릿을 한 냄비 만들어 놓고 마시기 딱 좋은 시절입니다. 이제 여기서 조금만 더 추워지면 본격적으로 뱅쇼를 마시기 시작하겠죠. 그때는 또 뱅쇼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아주 욕망 덩어리가 따로 없습니다. 캠핑이 없으면 어쩔 뻔 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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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기네스 핫 초콜릿
재료(분량은 입맛 따라 가감) 크림, 베이킹용 버튼 초콜릿, 무가당 카카오 파우더, 황설탕, 기네스 맥주
만드는 법 1. 냄비에 크림을 붓고 초콜릿을 넣어서 불에 올린다. 2. 무가당 카카오 파우더와 황설탕을 한 큰술 정도씩 넣고 초콜릿이 잘 녹아 섞이도록 휘젓는다. 3. 기네스 맥주를 부어서 농도를 조절해 마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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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곧 논다고 생각하니 일이 도통 손에 잡히질 않아요! 아마 캠차레터를 보고 계신 구독자분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다음 주 캠차레터는 추석 연휴 관계로 1회 쉬어갑니다. 더 다양하고 맛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메리 추석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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