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에 걸친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추석 연휴에는 속초 캠핑을 다녀오고, 한글날 연휴에는 고향집 해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2주일에 걸친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추석 연휴에는 속초 캠핑을 다녀오고, 한글날 연휴에는 고향집 해운대에 다녀왔답니다. 바닷가 바이브로 가득했던 시간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추석이 되면 제가 제일 기대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연휴를 그리워하며 보내는 캠차레터,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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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동네를 좋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활발하고 활기찬 재래시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트에서도 장을 보고 새벽배송으로도 장을 보고 시장에서도 장을 보거든요. 저마다 주력하는 상품도 분위기도 가격대도 달라서 어디든 구경하는 재미가 있죠.
어느덧 이 동네로 이사를 온 지도 5년이 지나고,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재래시장도 이제 저만의 추천 가게를 읊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오전 일찍 가면 팥소를 채운 수수부꾸미를 살 수 있는 자그마한 점포에 가까운 전집이 있고요,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길게 줄을 서는 나물 맛집이 있고요, 지금까지 먹어본 중에 가장 깊은 맛이 나는 두부집이 있습니다. 냉면 육수만 부으면 먹을 수 있도록 묵사발을 포장해 파는 묵집이 있고, 5년째 변함없는 가격에 돼지 등뼈를 파는 정육점이 있지요. 그리고 저는, 대여섯 곳이 넘는 떡집 중에서 가장 맛있는 떡집이 어디인지 알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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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쑥버무리도 수수팥떡도 심지어 절편도 다른 곳보다 맛있어요. 당연히 추석 연휴가 되면 송편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저도 매년 이곳으로 달려가서 송편을 1kg씩 사옵니다. 네, 1kg이요! 작년에는 깨송편 1kg에 13,000원이었는데 올해에는 14,000원이 되었더라고요. 이걸 사서 캠핑카에 실어야 진정한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입 짧은 아이까지 세 식구가 먹기에는 이것도 저것도 양이 많아 조금씩만 구입하지만 송편에 있어서만큼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거의 저 혼자만 먹더라도 1kg을 사야 해요! 그리고 그냥 평범한 송편인 단계에서는 입에 넣고 다니지 않는 이상 저 혼자만 먹어요. 그래서 가장 맛있는 말랑말랑 시기가 지나도록 거의 반 밖에 줄지 않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왜냐면 저는 추석 다음날, 살짝 마르고 딱딱해지기 시작한 송편을 가지고 떡볶이를 만들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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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달에 처음으로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에 가보고 콘치즈떡이라는 신문물을 영접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던가요? 치즈떡도 이미 쌀떡이냐 밀떡이냐의 논란에서 벗어난 제3의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콘치즈떡을 보고서 대체 어디까지 떡과학(?)이 발전할 셈인가? 생각했었거든요. 떡볶이 재료 중에서 품질과 정통성을 다 떠나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이만한 것이 있을까? 싶죠.
그렇다면 송편으로 떡볶이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매콤달콤한 떡볶이 소스가 착 배어든 멥쌀떡 속에서 달콤고소한 참깨소가 터져나오는, 맵단의 절정을 보여주는 떡볶이가 됩니다. 처음에 만들 때는 이게 남은 송편을 처리하는 송편강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탕후루 대란(?)을 거치며 콩자반은 콩 탕후루,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밀가루 탕후루로 분류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매콤달콤한 고추장 소스에 깨소가 들어간 멥쌀떡. 완벽한 떡볶이의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가? 하고요.
그리고 웃기게도 우리 집에서만큼은 그냥 송편보다 송편떡볶이가 더 잘 팔립니다. 아마 저를 제외한 식구는 단 간식을 크게 즐기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밥을 먹고 과일과 떡을 꺼내도 열심히 먹는 건 저뿐인데(맛있는 걸 독차지하니 불만은 없습니다), 매콤하게 볶아놓으면 저보다 젓가락질이 빨라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이래서 1kg을 샀지, 하고 뿌듯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송편떡볶이는 어떻게 만드는가? 우선 떡볶이 소스를 평소보다 조금 단맛이 돌게 배합합니다. 그리고 그리들에 식용유를 두르고 불에 올려 송편을 넣어주세요. 골고루 노릇노릇 바삭바삭하게 지지면 시간이 지나 말랐던 송편이 다시 따끈따끈 말랑말랑해집니다.
그럼 소스가 타지 않도록 물을 약간 붓고, 떡볶이 소스를 부어주세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살짝 졸아들어 잘 버무려질 때까지 볶고, 땅콩가루를 뿌리면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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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송편이고 콩송편이고 밤송편이고, 송편을 일부러 남겨서라도 만드는 송편떡볶이. 솔직히 추석이 지나고 나면 한동안 기억이 나서 주기적으로 송편을 사러 떡집에 가곤 해요. 밥 대신 송편으로 탄수를 채운다고 생각하면 안될까…. 하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습니다. 맛있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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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송편떡볶이
재료 남은 송편 약 15개, 식용유, 물, 땅콩가루
소스 재료 고추장 2큰술, 케첩 1작은술, 물엿 1큰술, 간장 1/2작은술, 다진 마늘 1쪽 분량
만드는 법 1. 그리들에 식용유를 두르고 불에 올린 다음 송편을 넣는다. 2. 모든 소스 재료를 잘 섞는다. 3. 송편을 골고루 노릇노릇하게 지진 다음 물을 약간 붓는다. 4. 소스를 넣어서 잘 버무린 다음 살짝 졸아들 때까지 골고루 잘 볶는다. 5. 땅콩가루를 뿌려서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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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아닙니다, 제 책입니다 근 손실은 곧 빵 손실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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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은 홍보를 하나 해도 될까요? 저의 본업은 푸드 에디터이자 요리 전문 번역가입니다. 어쩌다보니 덕업일치로 그저 요리와 요리에 대한 글만을 다루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공하고 파리에 여행을 떠났을 때, 전혀 놀랍지 않게도 바게트와 사랑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는데요!
이번에 민음사 세미콜론에서 발간하는 띵 에세이 시리즈 중에서 제가 집필한 ‘바게트’ 편, <근 손실은 곧 빵 손실이니까>가 출간되었습니다!
파리에서 바게트와 사랑에 빠져버린 이야기, 돌아와서 바게트 맛집을 돌아다닌 이야기, 바게트를 맛있게 먹으려고 운동하는 이야기, 갓 구운 바게트를 먹으려고 빵 굽기 시작한 이야기까지,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 것(바게트)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살짝 미쳐있는 것 같은 내용의 에세이입니다. 만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바게트를 한 손에 들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먹고 싶어지실테니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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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2주에 걸친 두 번의 연휴는 여운도 그만큼 기네요. 저는 지금 헛헛한 마음을 뉴스레터 발송과 모카빵 뜯어먹기로 달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공휴일은 크리스마스가 될까요? 모쪼록 구독자분들에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연차가 가득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캠차레터는 다음 주에 가을에 어울리는 캠핑 요리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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