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날이 생각보다 빨리 서늘해지고 있어요. 저는 추위를 많이 (캠핑장 고양이: 너네만 입이니)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날이 생각보다 빨리 서늘해지고 있어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지 않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뭘 먹기 전까지는 발열이 잘 안되는 사람이거든요. 어제 아침에는 호달달 떨면서 캠핑에서 돌아왔는데, 정작 은행나무 가로수는 전혀 노랗게 물들지 않고 새파래서 굉장히 이질감이 들었어요. 단풍철은 아직인 것으로! 거친 환절기에 구독자분들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뉴스레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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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PEASY SHRIMP 레몬 대하 소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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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먹은 음식을 재현하는 것은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레시피 재현보다 먹는 그 장소의 분위기를 되살려야 의미가 있는 음식이 있죠. 보통 양념이나 조리법이 낯설고 복잡할수록 레시피를 재현하는 뿌듯함이 커지고, 반대로 단순할수록 집에서 만들면 맛도 맛이지만 ‘그때 그 느낌’을 상실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먹는 건 꽤 좋아하지만 집에서는 하지 않았던 음식이 바로 대하 소금구이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바다 근처로 여행을 가면 자주 먹곤 했던 메뉴죠. 대학생 때 친구들과 돈을 모아서 대부도에 놀러갔을 때도 먹었던 것 같아요. 사실 대하 소금구이라고 하면 별것이 없잖아요. 그냥 굵은 소금을 두껍게 깔고 복사열에 대하가 핑크색으로 익을 때까지 가열하면 되는 거죠. 대체 그게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하지만 이상하게 집에서는 대하 소금구이를 잘 해먹지 않았어요. 워낙 비린내가 나는 걸 싫어해서 해산물을 잘 요리하지 않기도 하지만, 가끔 새우를 먹을 일이 있더라도 주로 버터에 볶거나 그라탕 식으로 요리했거든요. 집에서는 굳이 소금구이를 먹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 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거의 매주 캠핑을 나가고 바람이 솔솔 부는 밖에서 밥을 먹으니 마치 여행을 온 것처럼, 이 풍경에 대하 소금구이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속초 해수욕장의 국민여가캠핑장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바닷가인 바로 이 곳에서 대하 소금구이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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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소금구이에서 바닥에 까는 소금은 복사열을 천천히 전해서 새우가 타지 않고 고르게 익게 하는 역할을 하고, 소금 간을 하지는 않아요. 대신 잡내를 잡아주니까 여기에 레몬과 허브를 섞었습니다. 타임이 있었다면 타임을 넣었을 텐데!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조리법 중에 굵은 소금으로 소금 반죽을 만들어서 식재료를 봉하고 찌듯이 익히는 것이 있는데, 거기서 착안해서 향신료를 첨가했어요.
굵은 소금에 레몬과 로즈메리를 넣고 잘 섞은 다음, 구이바다 전골팬에 가득 깔아줍니다. 이때 바닥에 쿠킹포일을 한 장 깔면 치우기 더 쉽습니다. 그 위에 수염과 물총, 다리를 손질한 대하를 올리고 불을 켭니다. 새우가 핑크색으로 예쁘게 물들 때까지 익히면 완성! 전체적으로 색이 변하면 바로 불을 꺼 주세요. 너무 익으면 순식간에 질겨지는 것이 해산물의 특징이니까요.
남은 레몬을 송당송당 잘라서 껍질을 깐 대하에 뿌리고, 초장이나 스리라차 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아 내가 여행을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납니다. 세상 간단하게 신나게 먹을 수 있는 가을 대하 요리라고 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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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레몬 허브 대하 소금구이
재료 굵은 소금 500g, 레몬 1개, 로즈메리 3~4줄기, 대하 10~12마리, 초장 또는 스리라차 소스
만드는 법 1. 레몬은 반으로 잘라서 송송 썬다. 2. 굵은 소금에 레몬 1/2개 분량과 로즈메리를 넣고 잘 섞는다. 3. 구이바다 전골팬에 레몬 허브 소금을 깐다. 4. 수염과 다리, 물총을 제거한 대하를 그 위에 올린다. 5. 뚜껑을 닫고 불에 올려서 대하가 전체적으로 핑크색이 될 때까지 가열한 다음 불에서 내린다. 6. 남은 레몬과 초장 또는 스리라차 소스를 곁들여서 각자 뿌려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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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준비할 때, 가능하면 바다를 같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속초는 강원도 해수욕장 중에서도 제일 도보로 가깝게 즐길 거리가 많은 여행지인데요, 세상에 속초 해수욕장에서 도보 3분? 뛰면 1분 거리에 캠핑장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반신반의하면서 달려왔는데 정말 넓고 깨끗하고 캠핑카가 들어가고(중요) 관리가 잘 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인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갈수록 화려해지는 속초 해수욕장의 건물들 사이에 쏙 들어가 있어요. 그렇다는 것은 뭐다? 캠핑을 즐기면서 동시에 아아메와 크루아상(베이커리가 있었습니다), 편의점 간식을 편하게 사올 수 있다. 그런데 각 사이트의 크기도 상당히 넉넉한 편이예요. 해수욕장 앞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샤워장이 유료라 그 부분이 조금 신기하기는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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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뒤로 보이는 바닷가를 보세요.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얼마나 가까운지 아시겠죠!)
고양이도 많고, 바닷가에 틈만 나면 나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주변에 코인 세탁방과 이마트, 생선구이집(맛있습니다), 조개구이집(쏘카를 빌려서 5분만 가면 됩니다) 등이 즐비해 저희는 앞으로 매년 자주 찾아가기로 했어요.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1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동절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11월 안에 빠르게! 다녀오거나 다음 4월 이후를 노려야 한다는 뜻이죠.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동절기에 열지 않는 캠핑장은 생각보다 많기는 해요. 내년 4월 속초 여행 계획을 미리 잡아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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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캠핑장이 해수욕장 바로 앞, 건물들 사이에 쏙 들어가 있다고 했던가요? 그렇다는 건 주변에 맛집도 포진하고 있다는 뜻인데, 조금만 걸어가면 인기 젤라토 맛집인 라또래요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오픈하자마자 줄이 줄이… 다국적 여행객이 가득한 줄이 잔뜩 늘어섭니다.
저는 이날 시그니처인 감자맛과 토종다래맛을 컵으로 구입하고 하얀색 커피 젤라토와 블루베리 젤라토를 포장해서 찾아온 손님에게 선물했어요. 감자맛 젤라토에는 후추를 갈아서 뿌려주는데, 분명 단맛이 나면서도 후추와 어울리는 그 특유의 감자맛이 진짜 매력적이었습니다. 이걸 캠핑 중에 털레털레 걸어가서 먹을 수 있다니! 내년 봄이 되자마자 다시 찾아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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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낮엔 따뜻해서 놀기 좋고, 저녁엔 서늘해서 불멍하기 좋은 계절, 캠핑하기 좋은 시즌 가을입니다! 곧 단풍 캠핑 사진이 여기저기서 올라오겠죠. 구독자님들의 주말에도 아름다움과 휴식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도 즐겁게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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