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요즘 캠핑장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요즘 캠핑장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지금은 이미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한여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역시 캠퍼라면 다들 놀기 좋은 이 날씨를 놓치기 싫은 것 같아요. 물론 올해는 추위도 갑자기 찾아오고 있기는 하지만 단풍 캠핑의 낭만은 추위도 이기는 것이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는 캠퍼의 로망 이야기, 오늘도 시작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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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감상하는 벚꽃 캠핑, 텐트 문을 열고 나오면 그 곳이 절경인 단풍 캠핑. 자연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캠핑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비록 순식간에 추위가 찾아와서 지난 주말 캠핑날의 최저기온은 무려 1도였지만, 그래도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은 오직 지금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니까요. 추워도 화롯대 주위에 둘러앉아 웅크린 채로 대화를 나누는 캠퍼들을 보고 있으면 잠깐의 낭만은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기분이 듭니다.
가끔 그렇게 뚜렷한 형태를 가진 낭만에 딱 꽂힐 때가 있어요. 어느 날 핀터레스트를 보다가 뇌리에 박혀버린 낭만적인 사진이 바로 바닷가 피크닉 풍경이었습니다. 돗자리보다 담요에 가까워 보이는 천을 깔고, 배달시킨 통닭이 아니라(치킨도 맛있지만요) 준비한 음식을 차려 놓고, 술과 음료를 곁들여 먹고 마시며 바닷가를 감상하는 바로 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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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은 해운대라 평생 바다를 옆에 두고 살았고, 지금도 부모님을 뵈러 자주 내려가지만 바닷가로 산책을 나간 적은 있어도 피크닉을 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바리바리 싸들고 해수욕을 한 적은 많죠. 하지만 샤워를 하고 모래를 털어야 하는 해수욕과 우아한 피크닉은 같은 바닷가에 공존하더라도 백만 광년 정도 차이가 있는 기분이었어요.
난 이걸 꼭 해야겠어! 지난 캠차레터에서 소개한 속초 국민여가캠핑장으로 캠핑을 떠나면서 저는 이 낭만을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굳이 배달도 포장도 아니고 요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피크닉을 가는 고생을 알아서 하겠다는데 애써서 반대하는 식구도 없었어요. 하고 싶으면 하고~ 어차피 바닷가는 갈 거니까~ 이런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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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는 혼자 의욕에 활활 불타서 오전 내내 제 최애와 최애의 만남인 송편떡볶이를 만들고, 하와이에 다시 간다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인 갈릭 쉬림프를 볶아서 접시에 얌전히 담았습니다. 쿠킹 포일로 흐르지 않도록 착착 감싸고 냉장고에 넣어놨던 짐빔 하이볼과 물, 담요, 모래놀이 장난감을 바리바리 싸들고 온 가족을 불러모았죠. 피크닉을 갑시다!
그렇게 걸어서 약 3분 거리의 바닷가로 피크닉을 떠났습니다. 바다, 하면 제일 떠오르는 음식과 최애 간식, 차가운 하이볼을 들고서요. 담요를 깔고, 요리를 감싼 쿠킹 포일을 벗기고, 물티슈를 손 닿는 곳에 배치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허리를 펴고 담요 위에 앉아서 하이볼을 한 모금 홀짝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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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노래를 부르던 바닷가 피크닉의 낭만을 실현한 기분은 과연 어땠을까요? 저는 즐거웠습니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굳이 하면 더 재밌구나! 역시 재미있는 일은 스스로 만들어서 해야 하는 것이구나! 이 한 순간을 기억하면서 한 한달 정도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과연)! 하이볼의 가벼운 술기운도 한몫 했겠죠? 가져간 요리는 둘이서 싹 먹어치웠어요. 하늘은 맑고 동해 바다는 남해보다 깊고 고요한 색으로 빛났고요. 지금도 가끔 떠올리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캠핑은 정말 멀쩡한 집을 놔두고 굳이 밖에 나와서 자는 취미 활동이죠. ‘귀찮아서 못한다’는 말도 이해하고,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굳이 시간과 품을 들여서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굳이 만들어내는 것이 인생을 조금 더 다채롭게 해주는 것 같아요. 하등 쓸모없어 보이는 취미와 여가 시간이 주는 즐거움이, 우리를 숨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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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H PICNIC IN HAWAII 하와이 갈릭 쉬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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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닷가에 가장 어울리는 음식으로 만들어낸 것이 무엇이었느냐. 저는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갔는데, 와이키키 해변가에 묵었습니다. 오아후 섬에서 와이키키와 정반대로 북쪽에 위치한 해변가로 달려가면 갈릭 쉬림프를 팔기로 유명한 푸드 트럭이 있어요. 트럭 가득히 전 세계 관광객이 남긴 낙서가 그득하고, 서핑을 즐기다 털썩 주저앉아 새우를 먹어 치우는 자유인이 오가는 곳이죠.
그때 먹은 갈릭 쉬림프는 정말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어요. 밥 두 덩이와 레몬 조각을 얹은 새우볶음일 뿐이었거든요. 근데 이게 입맛을 무지하게 자극하는 거예요. 새콤짭짤한 감칠맛이 포크를 멈출 수 없게 만듭니다. 뭐가 들어갔길래 이렇게 맛있지?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 여러 레시피를 찾아보고 이리저리 만들어보면서 그때의 맛을 재현하려고 노력했었어요.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갈릭 쉬림프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기가 힘들어요. 마늘이 엄청나게 들어가거든요. 대신 레몬 즙도 상당히 넣어서 새콤한 맛도 살려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인데, 요컨대 상큼! 하고 짭짤! 하고 동시에 살짝 매콤하면서 마늘 향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들어낸 레시피가 바로 이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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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새우는 깔끔하게 손질해서 다진 마늘과 레몬, 소금에 재울 것. 팬에 오일과 버터를 두르고 새우를 앞뒤로 빠르게 굽고 꺼낼 것. 다진 마늘과 레몬 즙, 소금을 넣고 마늘을 익힐 것. 새우를 넣고 잘 버무려서 밥에 곁들여 낼 것. 소금 간은 넉넉히! 마늘은 즉석에서 다진 것을 써야 진짜 맛있음.
정말 하와이에 다녀온 분이라면 바로 이거다 할 정도로 딱 새콤짭짤한 맛이 나는 갈릭 쉬림프입니다. 바다 내음이 밀려오는 해변에 앉아서 먹기에 이거보다 더 좋은 메뉴는 없죠. 맥주나 하이볼을 곁들이면 이곳이 파라다이스예요. 아, 이제 바닷가 피크닉 낭만을 실천하기에는 조금 추운데. 하지만 언제나 계절은 다시 돌아오니까요. 그 전까지는 집에서 열심히 낭만을 재현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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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하와이 갈릭 쉬림프
재료 새우 300g, 마늘 1통, 레몬 1개, 밀가루 1/2큰술, 버터 또는 올리브 오일, 파프리카 가루,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 마늘은 잘게 다진다. 레몬은 깨끗하게 씻어서 제스트를 갈아내고 즙을 짠다. 2. 볼에 손질한 새우와 다진 마늘 1큰술, 레몬 즙 1/2개 분량, 레몬 제스트, 밀가루, 파프리카 가루,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어 30분간 재운다. (재우는 과정은 생략 가능) 3. 팬에 버터나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달궈지면 새우를 넣어 앞뒤로 핑크색이 되도록 빠르게 구운 다음 꺼낸다. 너무 많이 익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4. 팬에 버터나 올리브 오일을 조금 더 두르고 남은 마늘, 파프리카 가루, 소금, 후추를 넣는다. 남은 레몬 즙을 붓고 마늘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볶는다. 5. 새우를 팬에 넣어서 잘 섞은 다음 밥과 함께 접시에 담아 낸다. 이때 팬에 남은 마늘을 전부 새우 위에 뿌려야 한다.
*소금 간은 넉넉하게 해서 짭짤하고 새콤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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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한 순간에 꽂힌 로망을 기어이 실현한 하루에 대한 캠차레터였습니다. 구독자분들은 어떤 로망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번 주말에는 하나쯤 가진 로망을 실현해보는 계획을 세워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바쁜 주중을 보내다가도 떠올리고 미소짓게 만드는 추억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캠차레터는 다음 주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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