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캠차레터를 쓰기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 제일 먼저 드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캠차레터를 쓰기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캠핑 가고 싶다’ 입니다. 보통 이번 주일 안에 해내야 할 일 리스트를 20%도 해치우지 못한 화요일 오전 중에 쓰기 시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할 일이 태산인데, 길게 누워서 놀고만 싶구나…!
하지만 지난 캠핑을 돌아보며 원고를 마무리하는 순간, 다음 캠핑을 위해 남은 일을 빨리 처치하자! 모드가 되어요. 구독자님들에게도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잠시의 대리캠핑을 즐길 수 있는 레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캠차레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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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수프로 못 할 것이 없다 감자 연어 크림 수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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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캠핑장의 아침은 정말로 쌀쌀합니다. 기모가 들어간 후드티에 패딩 조끼를 입고 수면양말까지 신은 후에야 안심하고 차 밖으로 나올 수 있어요. 차량용 전기장판 덕분에 몸이 식지 않도록 잘 자고 일어났기 때문에 잠시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이기도 해요. 저는 더위에 비하면 추위를 정말 안 타는 편이지만 그래도 뱃속에 뭘 집어넣기 전까지는 발열이 잘 안 되는 체질이거든요.
그런 쌀쌀한 가을 캠핑날 아침에는 정말로 따뜻한 수프가 간절해집니다. 물론 먹고 싶은 수프는 매일 달라져요. 사골 국물에 순식간에 끓인 떡만둣국 같은 종류의 친숙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 날도 있고, 바지락과 감자를 듬뿍 넣은 클램 차우더가 먹고 싶을 때도 있고, 이전에 레터로 보낸 달콤한 토마토 수프나 통조림 병아리콩을 넣은 채소 수프를 만들고 싶을 때도 있어요.
한참 생각하다 보니 거의 무언가 부재료를 잔뜩 넣고 속이 든든해지는 식사로 만드는 푸짐한 수프를 대체로 좋아하긴 하네요. 뼛속에 새겨진 국밥 유전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육개장과 닭개장, 탕국, 돼지국밥(제 고향은 해운대입니다)… 아침부터 끓일 생각은 없지만 시판 밀키트를 뜯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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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아침 식사라면 크림 수프도 밀키트마냥, 오뚜기 분말 수프를 이용해서 만들곤 합니다. 육수를 내고 크림이나 우유를 부어서 처음부터 수프를 만드는 것도 물론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건 약간 고체 카레나 분말 카레를 이용해서 카레를 뚝딱 만드는 것과 같아요. 물론 향신료를 조합해서 카레를 만들 수도 있지만, 각종 채소를 달달 볶았다가 고체 카레를 녹이기만 해도 훌륭한 카레가 되지 않는가? 조리 시간도 머리 쓰는 시간도 1/10정도로 줄어들지 않는가?
(여기서 소신발언. 오뚜기 크림 수프는 정말 그냥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 않나요…? 아무런 부재료 없이 물 넣고 얘만 팔팔 끓여도 한정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먹는다’기보다 ‘마신다’는 느낌인 것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예전에 음식 잡지에 다닐 때 편집부에서는 오뚜기 크림 수프로 조금 더 맛있는 수프를 만드는 노하우도 서로 공유하곤 했습니다. 반은 물, 반은 우유를 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자를 듬뿍 넣어서 점도를 높이고 파르메잔 치즈를 갈아넣어 감칠맛을 낸다는 사람도 있었죠. 저는 감칠맛을 위한 연두와 치즈파입니다. 파르메잔 치즈, 그뤼에르 치즈, 에멘탈 치즈,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남은 치즈는 전부 갈아서 한 줌 정도 넣으면 갑자기 맛이 훨씬 진해집니다.
그러니까 추운 캠핑날 아침 식사로는 비상용 오뚜기 분말 수프에 연두와 치즈, 구운 빵 정도면 순식간에 온몸을 뜨끈뜨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심 10개들이 상자로 사다 놨거든요. 저의 마음을 달래주는 비상용 힐링 푸드, 오뚜기 분말 수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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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이 오뚜기 분말 수프로 핀란드의 분위기를 내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핀란드에 가면 꼭 먹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클라우드 베리 잼, 미트볼, 그리고 연어 수프를 꼽겠습니다.
감자와 연어, 크림을 넣어서 부드럽고 진하게 끓인 연어 크림 수프. 저는 날씨만 추워지면 갑자기 얘가 참 맛있어보여요. 추운 날씨에 먹는 이유가 있는 것이겠죠? 기름지고 진한 그 맛.
육수와 크림, 향신료의 조합 등을 생각하면 연어 크림 수프도 얼마든지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요. 하지만 이건 핀란드의 가정식입니다. 된장국처럼 간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죠!
연어 필레와 오뚜기 분말 수프가 있으면 간단하게 맛있게 만들 수 있어요. 간단하고, 맛있게. 둘 중 하나도 놓치지 않습니다.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려면 치즈를 갈아 뿌리고, 연어와 잘 어울리는 딜을 넣으면 아주 감쪽같아요.
중요한 포인트는 물에 푼 크림 수프를 붓기 전에 그냥 물을 부어서 감자를 충분히 익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자가 익기 전에 너무 되직해져서 바닥이 눌어붙기 십상이거든요. 그것만 잊지 않으면 정말 빠르게, 잠이 미처 깨기 전에 완성할 수 있는 아침 식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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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연어 수프 feat. 오뚜기 수프
재료 오뚜기 크림 수프 1/2봉, 물 300ml, 감자 1개, 대파 1대, 연어 150g, 버터, 소금, 후추, 딜, 그뤼에르 치즈
만드는 법 1. 오뚜기 크림 수프는 분량의 찬물에 잘 푼다. 2.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작게 깍둑 썬다. 대파는 송송 썬다. 3. 연어는 껍질을 제거하고 깍둑 썬다. 4.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감자와 대파를 넣어서 달달 볶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5. 연어를 넣어서 가볍게 볶는다. 6. 여분의 물을 모든 재료가 살짝 잠기도록 부어서 감자가 익을 때까지 끓인다. 7. 물에 푼 크림 수프를 부어서 눌어붙지 않도록 잘 저어가며 5분 정도 끓인다. 8. 그릇에 담고 그뤼에르 치즈를 갈아 뿌린다. 딜을 뿌려서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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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이번 주말 비가 오고 나면 한층 더 서늘한 날씨가 찾아올 것 같아요. 동계 캠핑 전의 캠핑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죠! 남은 단풍철의 캠핑이나 캠크닉을 함께 즐기고 싶은 친구에게 캠차레터를 추천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수프가 있는 가을 캠핑, 함께하지 않을래?
이번 주도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며, 캠차레터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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