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하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저번 주에 혹시 캠핑을 다녀온 분이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캠핑하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저번 주에 혹시 캠핑을 다녀온 분이 계신가요? 다녀온 제가 인증하자면, 이제 낮에는 그늘에 콕 박혀 있지 않으면 덥습니다. 그리고 선스틱을 세 번 덧발랐는데도 살갗이 곱게 타기 시작했어요! 서큘레이터와 선크림이 필수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며, 왁자지껄 즐거웠던 단체 캠핑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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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CAMPING TOGETHER 따로 또 같이 캠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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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캠핑하기 딱 좋은 성수기로 접어든 요즘. 캠핑장에 가면 두세 집이 모여서 화기애애 먹고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끼리 노는 것도 한가롭고 좋지만, 좋은 건 또 좋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기 마련이니까요. 저번 주말에는 캠차네도 지인 가족과 함께 단체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어른이 여섯, 아이가 셋. 미취학 아동이 있는 세 집이 모두 자라섬 캠핑장 예약에 성공했어요. 요즘의 예약 대란을 생각하면 기적 같은 일이죠. 자라섬 캠핑장은 단체 캠핑을 하기에 참 좋은 장소인데 일단 사이트가 많고, 사이트가 넓고, 다양한 사이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캠차네는 캠핑카 주차가 가능한 카라반 사이트 A, 텐트 캠핑을 하는 집은 오토 캠핑 사이트, 아직 캠핑을 시작하지 않은 집은 카라반 사이트 B(숙박용 카라반이 설치된 사이트)를 이용했어요. 캠퍼인 집이 캠퍼가 아닌 집을 초대해서 하루 저녁을 함께 즐겁게 보내기 딱 좋은 구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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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캠 기록 1. 일단 고기다(사진은 버섯이지만)
여럿이 모일 때는 뭐든 너무 많거나 적거나 겹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미리 상의해서 계획을 어느 정도 세우는 게 좋습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니 한 집은 곱창 맛집 메뉴를 미리 주문하기로 하고, 우리 집은 소고기를 도합 1kg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집에서도 차돌박이를 가져왔어요. 이야… 일단 배 곯을 일은 없겠구나.
사실 사람이 많을 때는 만만한 것이 바비큐, 그러니까 직화구이입니다. 자주 하던 요리도 분량이 늘어나면 실패하기 쉽고 적당한 크기의 조리도구를 찾기 힘들어요. 그러니까 (저처럼) 안 하던 요리를 시도했다 실패할 확률도 당연히 높겠죠? (실패한 얘기는 아래에서) 그러니 불火만 있으면 일단 익혀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익힐 고기와 기타 식재료 분량에 따라서 열원을 여러 개를 준비하는 것이 원활한 조리 속도를 보장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는 대형 해바라기 버너를 가져온 집에서 고기와 곱창 볶음을, 작은 파워 스토브를 꺼낸 제가 버섯구이와 파채를 담당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버섯을 완벽하게 굽는 것에 조금 집착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가염버터를 넣고 겉바속촉으로 완성될 때까지 4종의 버섯을 열심히 뒤적거렸습니다. 과연 그 정성이 전달되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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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캠 기록 2. 소소한 즐길 거리 준비하기
고기 직화구이는 다들 익숙하니까 밥에 쌈과 쌈장, 파무침, 기타 채소구이 정도만 있으면 어떻게든 식사가 완성됩니다. 근데 이것만 가지고 모이기에는 조금 아쉽죠! 저희 집에는 작년에 약 한달 반을 투자해 칵테일 교육을 받고 온 홈텐더가 한 분 계십니다. 가끔씩 쉐킷쉐킷 쉐이커를 흔들어서 칵테일을 만들어주는데, 항상 꿈꾸던 캠핑 칵테일을 시도할 기회가 드디어 온 것이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홈 칵테일은 냉장고에 남은 과일에 어울리는 리큐어와 시럽을 섞어서 만드는 이름 없는 칵테일인데, 이번에는 딸기를 사용했습니다. 자라섬 캠핑장 특유의 나무 벤치에 술과 칵테일 도구를 펼쳐놓고 딸기를 으깨고 쉐이커를 흔드는 출장 바텐더… 모두 모인 캠핑 저녁의 초반 분위기를 달구기에는 이만한 퍼포먼스(육아에 시달리느라 본 사람은 많지 않으나)와 세팅이 없죠. 근데 이거 진짜 맛있어요. 언젠가 레시피를 공개해달라고 조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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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엇을 했는가 하면 코베아 구이바다 M 사이즈에 맞는 지라프 타코야키 팬을 드디어 개시해서 여기다 해물 부추전 타코야키를 구웠습니다. (사진은 위쪽 참조)모둠 해물을 잘게 썰어서 기름을 두르고 달군 타코야키 팬에 나누어 넣고 지글지글 끓이다가 묽게 푼 부추전 반죽을 콸콸 부었어요. 보통 반죽을 넣고 문어를 넣던데, 이렇게 만드는 방식을 한 인스타 릴스에서 봤거든요. 근데 이쪽이 해물의 지진 맛이 나서 훨씬 좋더라고요!
참고로 타코야키를 동글동글하게 만드는 비결은 반죽을 팬의 둥근 구멍에 차고 넘칠 정도로 콸콸 붓는 것입니다. 그 구멍은 반원형이잖아요. 그 두 배는 부어야 동그란 공이 된다고 생각하고 콸콸 부은 다음에 꼬챙이로 밀어넣으면서 굽는 겁니다. 이건 영상으로 찍어놔야겠구나. 그건 다음 기회에 보여드릴게요. 하여튼 여기에 셀러리 양념간장을 곁들여서 여기저기 입에 넣어드리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애피타이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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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캠 기록 3. 즉흥적인 상황을 즐기기
캠핑은 항상 그렇듯이 돌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사실 이날 저는 디저트로 로띠를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고소하고 바삭하게 구운 로띠 반죽에 바나나를 채우고 연유와 설탕을 뿌려서 늦봄이자 초여름 날씨에 달콤함을 선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대낮부터 밀가루에 소금, 설탕, 버터 등등을 넣고 열심히 땀흘리며 반죽과 휴지 과정을 거쳤거든요. 그리들에 아주 멋지게 구워보리라 결심하면서.
그런데 갖은 방식으로 실패하고 말았어요. 원래 성공은 일정한 형태지만 망하는 모양은 가지가지잖아요. 일단 반죽에 설탕을 조금 더 넣어야겠고, 반죽을 더 얇게 펴야겠고, 결정적으로 연유를 두고 왔습니다. 분명히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이 멍이야 청이야! 저는 한 입으로 강렬한 달콤함을 선사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고소하고 바삭했지만 너무나 덤덤한 로티가 되고 말았어요. 한 구석에서 조용히 한 입씩 나눠 먹은 저희 부분은 이 로티는 없었던 일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세 입 정도 더 먹고 증거를 인멸해버렸어요. 속상하다… 다음 캠핑에는 반드시 레시피를 완성할 것입니다.
근데 제가 모른 척 디저트를 없애버리고 그런 사정은 모르는 모두가(아직 모릅니다) 편안히 불멍을 즐기고 있을 때, 한 명이 이 불에 라면을 끓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의견을 제시한 거예요. 캠차레터 6호에서도 말했지만 자고로 캠핑 하면 라면. 저희에게는 언제나 항상 라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고기가 하도 많아서 남기고 만 생 차돌박이가 아이스팩 사이에 끼워져 있었죠. 그리고 아직 무치지 않은 생 파채가 아이스박스에 들어 있었어요. 여기에 양념칸을 뒤져서 나온 고춧가루를 더해서 두 분이 적극적으로 차돌박이 파채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라면을 여럿이 클리어하는 걸 마지막으로 캠핑장의 매너 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우연한 순간이 참 좋아요. 우연히 남은 재료들의 조합으로 미처 계획하지 못했던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 첫 단체 캠핑이라 아쉬운 부분도 있고(집 냉장고에 덩그러니 남아 있던 연유) 다음엔 이런 걸 해야지! 결심한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좌충우돌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건 확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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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LIST 단체 캠핑을 준비할 때 고려할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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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티 구성원의 상황을 고려할 것
이번 저희 모임의 특징은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족’이었습니다. 어린 아이 혹은 조카가 있는 집이라면 아시겠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모두가 모이면 그 전에는 무슨 대화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이만 쳐다보고 있게 되죠. 그리고 딱히 아이를 쳐다보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대화가 끊기게 됩니다. 밥을 주거나 우유를 주거나 화장실에 데려가거나 사고를 치면 수습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아이가 함께 있는 상황에 익숙한 건 아니죠. 아이부터 어른까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멤버 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단체 캠핑이 가능한 캠핑장인지 알아볼 것
특히 소규모 캠핑장 중에는 두 가족 이상이 함께 캠핑하는 것을 금지하는 곳이 많습니다. 미리 고지할 것을 요구하는 곳도 있고요, 방문객은 미리 신고를 해야하는 곳도 있습니다. 조용한 힐링의 시간을 중시하는 캠퍼도 많고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규칙이 생겨난 점도 있어서 매우 이해가 가는 바예요. 단체 캠핑을 하고 싶다면 미리 두 가족 이상의 캠핑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도록 합니다. 대규모 캠핑장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3. 매너 타임을 꼭 지킬 것
캠핑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밤 10~11시경이 되면 매너 타임이 시작됩니다. 고성방가는 물론 설거지나 음악 감상 등 소음을 내는 행위가 금지되는 시간이죠. 그 전에도 고성방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요. 조용히 불멍을 하면서 소곤거리는 것 정도는 터치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술이 한 잔 들어가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조절이 잘 되지 않아요… 고요한 캠핑장에서는 평소 데시벨로 이야기를 해도 멀리까지 아주 크게 들립니다. 아쉬워도 매너 타임 전에 자리를 정리하고 다음 날 아침을 기약하는 매너 캠퍼가 되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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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요즘은 참, 뭐랄까, 밖에서 자기 참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여름이 오는 듯, 저녁이면 선선해지는 아주 딱 활동하기 좋은 그런 시기죠. 이런 최적의 시기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캠핑 요리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캠차레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까지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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