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 모두 재미있게 지내셨나요? 저는 물놀이장을 막 개장해 가족 단위 캠퍼가 많은 캠핑장으로 2박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월요일에 자체 연차를 내고 4일 연휴를 보내고 하루 늦은 캠차레터로 돌아왔습니다. 징검다리 연휴 모두 재미있게 지내셨나요? 저는 물놀이장을 막 개장해 가족 단위 캠퍼가 많은 캠핑장으로 2박 3일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물에 들어가기는 아직, 추웠어요. 하지만 올 여름을 맛보기하기에 제격인 캠핑이었습니다. 달콤했던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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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전혀 상관없는 캠핑날의 짜파게티(탄단지를 맞춰보겠다고 부추와 달걀프라이를 곁들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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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Y CREAMY SODA 동심의 아이스크림 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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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제는 어른의 아이스크림 소다도 마실 수 있게 되었지만.
어릴 때는 아이스크림을 양껏 사서 잔뜩 먹어보고 싶었죠. 그걸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자… 라는 익숙한 레퍼토리이기는 한데,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머리가 띵해 올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기껏 운동한 것도 아깝고 당뇨도 올까봐 걱정이고 가끔은 이도 시리고 하여 아이스크림을 맘 놓고 먹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마찬가지로 그렇게 된 여러 음식은 ‘진짜 맛있는 걸’ ‘소량 즐겁게’ 먹는 것으로 빠짐없이 먹고 있기는 해요. 무엇이든 적당히, 즐겁게, 맛있게, 오랫동안 같이 먹을 수 있는 캠차 식구가 되길 바랍니다.
아무튼! 소다 플로트float라고도 불리는 아이스크림 소다는 탄산음료나 시럽을 탄 탄산수에 아이스크림을 올려 만드는 음료입니다. 필라델피아의 로버트 맥케이 그린이 음료를 팔다가 하필 얼음이 떨어져서 대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어 팔기 시작한 것이 탄생 비화라고 해요. 사실 캠핑장에 매점이 있으면 얼음을 항상 팔기는 하지만, 그래도 더운 여름날에 야외에서 음료를 마시다 보면 온도가 빨리 올라가죠. 그러니까 이왕이면 음료를 조금 더 오랫동안 시원하게, 맛있게, 달콤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냥 솔직히 아이스크림을 넣으면 맛있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카페 메뉴는 아포가토, 10년 전에 홍대 거리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마셨던 커피는 아이스크림 라떼예요. 딴딴하게 굳은 하드형 아이스크림이나 냉동실에서 막 꺼낸 아이스크림이랑은 또 다르죠. 음료를 만나서 사르르 녹으며 바닐라향 단맛을 선사하지만 또 그 형태를 바로 잃지는 않아서 살짝 떠 먹으면 입 안에서 금방 사라지는 아이스크림 소다. 더위를 핑계로 삼아 여름 내내 마시고 싶은 음료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멜론 소다부터 어른의 커피우유 a.k.a. BOOZY 아이스 바닐라 라떼까지, 당 걱정을 잠시 잊은 캠차레터의 폭주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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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멜론 소다
요즘 핫한 카페 메뉴, 멜론 소다. 캠차네 집에는 일본 여행을 가면 선택지가 있을 때마다 반드시 멜론 소다를 고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선택지가 있다면 항상 진저에일을 고르는 사람이예요. 한여름을 대비해 슬슬 진저에일용 시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건 다음 캠차레터 주제로 따로 적어놓고요. 하여튼 요즘 멜론 소다가 난리죠. 일본의 전통 킷사텐에서 흔하게 나오는 메뉴인데, 이렇게 느닷없이 프랜차이즈에서 등장하니 또 그 추억이 제 추억이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렇습니다.
멜론 소다의 매력은 특유의 비현실적인 초록색 컬러죠. 그리고 전통 멜론 소다에서는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위에 동그마니 올라간 아이스크림 한 스쿱과, 새하얀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초록색 음료와 강렬한 대비를 보이는 새빨간 칵테일 체리입니다. 합성 착색제와 합성 착향료 산업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어이없을 정도로 강렬한 음료예요.
만약에 저희처럼 카페에 가는 대신 단맛을 조절해가면서 직접 멜론 소다를 타서 마시고 싶다면 ‘오뚜기 멜론 시럽’을 추천합니다. 제가 산 게 이거거든요. 잔에 얼음을 잔뜩 붓고 멜론 시럽을 2큰술 정도(눈대중) 부어요. 그리고 탄산수를 콸콸 채운 다음 숟가락으로 휘저어 섞어줍니다. 가라앉은 멜론 시럽의 색도 예쁘기는 한데 어쨌든 골고루 섞어야 멜론 소다가 되니까요. 그리고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떠서 올리고 칵테일 체리를 얹었습니다. 이걸 하려고 칵테일 체리를 샀어요!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네요.
그리고 우리 집 멜론 소다 마니아가 시음한 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일본에서 마신 멜론 소다랑 맛이 똑같다고. 오뚜기 만세. 오, 혹시 미도리 사워에 얹으면 어른의 멜론 소다가 될까요? 집에 미도리는 없는데. 갑자기 궁금한데 누군가 해주실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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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콜라 플로트
작년 12월, 펩시에서 콜라에 우유를 섞어 마시는 레시피를 린제이 로한이 등장하는 광고로 소개한 적이 있어요. PEPSI + MILK = 필크PILK라는 이름이었는데, 틱톡 등 갖은 SNS에서 분명 괴식일 거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다가 의외로 마실 만 한데? 라는 반응을 보이는 영상이 올라오곤 했어요.
콜라에 우유를 붓는 것도, 아이스크림을 얹는 것도 넓은 범위에서 ‘더티 소다’에 들어갑니다. 뭐든지 탄산 음료에 섞어서 마시는 게 더티 소다예요. 이처럼 같은 군에 들어가고 비슷한 유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필크’도 마실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콜라 플로트가 맛있었거든요. 저는 휘핑 크림을 넣은 음료는 느끼해서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인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녹아든 아이스 콜라는 부드럽게 감기는 벨벳 같은 촉감이 있었어요. 그리고 달고, 유제품 향기가 콜라를 전혀 방해하지 않고요. 우유도? 아마?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근데 콜라를 자주 마시지 않지만 아이스크림 소다가 마시고 싶어서 콜라 플로트를 만드는 거라 제가 필크를 만들 일이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아이스 콜라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콜라 플로트는 여기서 소개한 세 개의 음료 중에서 제일 재료를 구하기 쉽고 맛도 단순해서 아이스크림 소다를 처음 마셔보기 딱 좋아요. 잔에 얼음을 넣고 콜라를 붓고, 아이스크림을 얹으면 끝. 살짝 휘저어서 아이스크림이 콜라 표면에 약간 녹아들게 만든 다음 마셔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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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칼루아 바닐라 밀크
드디어 나왔습니다, 어른의 아바라. 아이스 바닐라 라떼. 어른의 커피우유. 딱 두 가지 재료만 있으면 되는 칼루아 밀크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거예요. 칼루아는 티라미수를 만들 때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병이라도 항상 갖추고 있는 커피 향 리큐어입니다.
저는 이걸 만들어보고 제가 칼루아 밀크에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무언가가 무엇인지 깨달았어요. 단맛이었습니다. 칵테일로 만들 거면 라떼보다 바닐라 라떼가 제 취향이었던 거죠. 아이스크림과 우유가 칼루아와 함께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스 바닐라 라떼의 맛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동시에 약간의 알코올 향이 마음을 자유롭게 해준달까요. 아, 나는 지금 어른의 커피우유를 마시고 있구나. 수영장에서 나와 싹 씻은 다음에 나른하게 마시기에 아주 딱이로군. 여유롭게 호록, 호로록, 하고 마시고 싶은데 어쩐지 벌컥벌컥 들이키게 되는데. 그런 오후였습니다.
제가 주체적으로 직접 만드는 유일한 칵테일인 칼루아 바닐라 밀크를 만들려면 우선 잔에 얼음을 넣고 칼루아를 붓습니다. 칼루아의 양으로 커피우유(?)의 농도와 도수를 조절하는 거예요.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 우유를 부은 다음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크게 퍼서 얹습니다. 두세 바퀴 저어서 살짝 녹아들게 만든 다음 호록 호로록 마십니다. 진짜 맛있어요. 칼루아가 캠핑의 필수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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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ABOUT CAMPING <경영은 모닥불처럼> 캠핑 신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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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하지 않는 분이라도 스노우피크는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로 익히 잘 알고 있죠. 저도 캠핑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옷으로만 알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캠핑용품점 투어를 다니면서 스노우피크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스노우피크 랜드스테이션 하남점은 예쁜 벽돌 건물인데, 1층 카페에서는 커트러리에서 그릇, 의자까지 전부 스노우피크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라떼와 소금빵이 아주 맛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한 에버랜드점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캠핑 음식을 팔고 직접 캠핑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체험형 스토어를 운영한다고 해요.
<경영은 모닥불처럼>은 이처럼 ‘캠핑 아웃도어 세계관’이 확립된 스노우피크의 사장 야마이 리사가 직접 저술한 브랜딩 서적입니다. 캠퍼에게는 항상 위시리스트가 있기 마련인데, 그 중에 스노우피크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 스노우피크의 매력의 비결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커리어를 키워 나가는 시점에 반드시 돌아봐야 할 철학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를 보듬는 자연, 자연의 식재료, 이를 키우는 사람, 캠핑 외의 의식주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모험 정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정점에 모닥불을 피우는 캠핑이 있습니다. 제가 캠핑에 빠진 것도 단순히 주말의 여가로 끝나지 않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즐거움과 생각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바닥에 바로 피우는 모닥불 대신 자연을 보호하는 불멍을 가능하게 하는 화로대를 개발한 것도 스노우피크였죠. 옷과 음식을 구성하는 재료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는 것까지, 캠핑을 통해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일상’을 깨닫게 된 이유를 스노우피크의 철학을 보면서 어렴풋이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의미 있는 캠차레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계속 다시 읽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커리어와 마이 브랜딩을 고민하시는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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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여기서 아무말을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지금 떠오르는 것이 제 저녁 메뉴밖에 없어요. 저는 이 레터를 발송하고 나면 메일을 몇 개 보내고 뉴스레터 홍보용 이미지 파일을 만든 후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해서 동네 시장에서 오늘 만든 손두부를 사고, 그 옆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앞다리살 반 근을 사서 저녁에 두부김치를 만들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녁 무엇을 드시나요? 요즘 날씨에 가장 떠오르는 메뉴, 먹고 싶은 메뉴,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언제든 아무말을 저에게 보내주세요.
모두와 함께 요리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즐거운 캠차네였습니다.
오늘도 캠차레터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호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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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차캉스 푸드 라이프 뉴스레터란?
캠차레터는 캠핑카로 캠핑을 떠나는 푸드 에디터가 철저한 테스트를 통한 캠핑 요리와 캠핑, 캠핑카 이야기를 전하는 캠핑 전문 뉴스레터입니다.
(‘캠’이 몇 번 나오는지 세어보세요)
다양한 협업과 제휴 제안을 모두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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