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차캉스의 정연주입니다. 생각보다 뉴스레터가 빨리 찾아와서 깜짝 놀라셨을까요? 원래 캠핑 요리 뉴스레터를 격주 화요일에 발행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캠핑과 캠핑카, 캠핑 요리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매주 화요일에 위클리로 캠핑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캠핑 요리와 캠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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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CAR STORY 캠핑카의 로망: 휴게소 차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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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캠핑차캉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저희는 캠핑카로 캠핑을 하고 있습니다. 캠핑카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오늘은 캠핑카를 구입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우리의 로망, 휴게소 차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휴게소 차박은 말 그대로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숙박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 자동차로는 물론이고 화물차 기사님들도 가끔 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휴게소 차박을 알아보다 알게 된 사실인데,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 후 24시간 이내에 빠져나오기만 하면 추가 요금을 물지 않는다고 합니다. 솔직히 24시간이라는 제한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어디를 가든 기본적으로 호텔은 반드시 예약하고 다니기 때문에 승용차로는 휴게소 차박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좁고, 아무리 선팅을 했다지만 주변에서 보일 것 같고, 일단 아이를 데리고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인 것 같아요.
그런데 캠핑카는 이야기가 다르죠. 이미 침실을 가지고 다니는 차니까요. 원래 어디든 주차가 가능하면 세워놓고 잠을 잘 수 있는 차입니다. 물론 주차장에다 테이블과 의자를 차려놓고 불을 피워가며 취사를 하는 건 금지사항이죠. 그냥 얌전히 차를 대놓고 안에서 자는 겁니다. 이걸 ‘스텔스 차박’이라고 해요. 저희는 처음 캠핑카를 인수한 날, 집 근처 주차장에 대놓고서 너무 두근거리는 마음에 집을 코앞에 두고 캠핑카에서 스텔스 차박을 했었습니다. 그냥 차 안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씻고 잤을 뿐인데 너무 즐거웠어요. 이것이 바로 캠핑카의 매력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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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캠핑카라고 해서 아무데서나 차박하는 것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물도 채워야 쓸 수 있고, 전기를 연결할 곳이 없으면 에어컨이나 히터를 쓰다가 배터리가 나갈 수도 있고, 화장실이 꽉 차면 비울 곳도 있어야 합니다. 캠핑카를 구입하고도 주로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휴게소 차박을 하는 건 주로 어떤 경우일까요? 바로 전날 미리 출발할 때입니다! 집에서 조금 먼 캠핑장을 예약했거나, 예약은 다음날부터인데 퇴근하니까 마음이 이미 들떠서 그냥 밤에 바로 출발을 하고 싶을 때면 집과 캠핑장 사이의 적당한 휴게소까지 이동해서 차박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가끔 기다려지기도 하는 즐거운 이벤트가 됩니다.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늦은 저녁의 휴게소와 이른 아침의 휴게소를 구경하며 밤을 보내는 건 생각보다 두근거려요. 오히려 캠핑보다도 ‘비일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휴게소 차박의 장점을 꼽자면 우선 화장실을 쓸 수 있고, 으슥한 차박지보다 안전하며, ‘뭔가 신나고’, 맛있는 밥과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휴게소의 알감자와 핫바, 호도과자를 사 먹을 수 있다는 것? 정말 캠핑을 시작한 이후로 갓 튀긴 휴게소 핫바와 호도과자를 자주 먹게 되어서 진짜 즐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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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금요일 저녁, 아기는 하원하고 모두가 퇴근해서 한 자리에 모인 후 캠핑 짐을 싸서 캠핑카에 싣고 도로로 나섭니다.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까지 금요일 퇴근길의 살벌한 교통체증을 견딘 후, 미리 알아봐 둔 차박하기 좋은 휴게소로 곧장 향합니다. 이때는 아직 휴게소에 빈 자리가 많아요. 휴게소에서 가장 먼 도로쪽 가장자리의 빈 곳을 찾아 캠핑카를 주차합니다.
그리고 털레털레 슬리퍼를 끌고 온 가족이 휴게소에서 천천히 저녁을 먹습니다. 아기는 돈가스, 저는 장터국밥, 남편은 만두라면. 빨리 먹기를 재촉해야 할 이유도 없고, 어차피 차에 들어가서 놀다가 잘 일만 남았으니 휴게소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뭘 파는지 느긋하게 구경하다 간식을 잔뜩 사서 캠핑카로 돌아갑니다. 아웃트리거를 내리고 침상 변환을 한 다음 창에 블라인드를 치고 셋이서 뒹굴뒹굴 놀다가 잠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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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고 차창의 블라인드를 내려보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휴게소 뒷산에서 아침 안개가 내려오기도 하죠. 그런데 휴게소마다 공통점이 있다면 정말 아침 일곱 시 즈음부터 전국의 관광버스가 모여들어 북적인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노는 줄은 아침 휴게소에서 처음 알았어요. 세상에 어느 산으로 단풍 놀이들을 가시길래 이 아침부터 휴게소 화장실에 줄이 줄이… 그 광경을 보고 나면 얼른 갈 길을 가자고 가족을 재촉하게 됩니다. 주차 자리도 비워줘야 할 것 같고 그렇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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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차박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스텔스로 할 것! 절대 바깥에 캠핑 장비를 설치하거나 취사를 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정해진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고, 오수나 쓰레기는 버리지 않습니다. 화장실도 용변 용도로만 이용하고 씻는 건 캠핑카에서 해결합니다. 그리고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 때는 배터리가 방전될 위험이 없는지 잘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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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이번 주부터 매주 화요일에 찾아오게 될 캠핑차캉스 뉴스레터를 함께해 주시는 모든 구독자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셨다면 감상을 보내주시면, 혹은 주변에 적극 추천해주신다면 참으로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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