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왜 계속 춥지, 벚꽃 축제인데 벚꽃 없이 끝나고 있다네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왜 계속 춥지, 벚꽃 축제인데 벚꽃 없이 끝나고 있다네 싶더니 어느 순간 완연한 봄입니다! 봄과 함께 춘곤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동네 곳곳에서 피어나는 봄꽃을 구경하며 다니자니 출근길도 스트레스가 줄어드네요. 다들 아름다운 봄날을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4월의 첫 캠차레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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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과 함께 놀러가서 주는 대로 받아먹기만 할 때는 몰랐어요. 숯과 장작에는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것을. 어떤 캠핑장에 가면 매점과 관리실 바깥에 장작이 쌓여 있거든요. 저걸 파는 건가? 생각하면서 들어가면 안에 똑 같은 장작이 있어요. 장작 하나 주세요. 밖에 있는 거 들고 가면 되나요? 하면 날씨가 이래서 잘 타라고 밖에서 말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잘 마른 것만 안으로 가져와서 보관한다고요.
물먹은 장작을 태우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불이 붙지 않고요. 멀쩡하게 말라 보이던 단면에서 보글보글 물이 끓어오르기도 하고, 까만 연기만 풀풀 붙으면서 눈코를 맵게 합니다. 옆 사이트한테 이보다 더 미안할 수가 잘 없어요. 불 붙이기 초보라 죄송합니다. 그리고 불이 잘 안 붙으면 토치질도 해야 하고, 마르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도 신문지도 넣어야 하고, 계속 들여다보느라 땀은 나고, 하여튼 분주하면서 밥을 먹지 못할까봐 두려워집니다.
그래도 장작은 일단 불이 붙으면 열원이 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처음 캠핑을 시작하고 제일 잘 하고 싶은데 힘든 존재가 숯불이었어요. 불이 빨리 붙도록 만들어진 숯도 꽤 있는데, 저는 맛있고 좋은 숯을 쓰고 싶어서 참나무 숯을 인터넷으로 찾아찾아 구입했거든요. 모름지기 정통법으로 공략해야지! 라는 생각이었어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서 이제 노하우도 좀 생겼으니 당연히 좋은 숯을 써야하지 않나 싶고요. 같이 불 붙이는 가족분은 이 생각을 들으면 좀 뜨아하겠지만요. 미안, 하지만 맛이 확실히 다를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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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숯불은 첫째, 빨리 혼자 알아서 활활 타지 않아서 토치로 계속 불질을 해야 하고 둘째, 어느 정도면 다 된 것인지 처음에는 판단하기가 어렵고 셋째, 조리하는 중에 불 세기를 조절하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열의 세기와 현재 상태를 파악하면서 적절히 가열하고 빠지기를 반복해야 해요. 생각보다 불과 요리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 뭐랄까, 감각이 없어도 할 수는 있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머리를 많이 써야 해서 힘들어요. 아이고 되다… 하루 저녁 숯불구이를 하고 나면 그 다음 캠핑에서는 꺼내기 망설여지더라고요.
하지만 숯불향은 왜 그렇게 얄미울 정도로 매력적일까요? 아무 양념도 안 하고 소금만 쳐서 구워도 세상에 그렇게 요리 천재가 된 기분이 들 수가 없어요. 겉부분이 살짝 훈제되며 노릇노릇 윤기가 흐르는 모습 하며, 입 안에 가득 차는 불향과 나무향, 감칠맛. 뭐 더 구워볼 만한 거 없나 하면서 아이스박스를 뒤지고 소시지며 남은 양파까지 죄다 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름 숯불을 잘 다루게 된 기념으로 두 가지 캠핑 용품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많은 수고를 덜어주고 숯불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으로 확인한 추천템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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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니스타터
침니스타터는 그 자체로 화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숯을 수직으로 차곡차곡 쌓아 소량의 열원으로도 전체적으로 잘 타오르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뒷마당 바비큐를 많이 하는 서양에서도 잘 써요. 아래쪽에 빈 공간이 있고 그 위로 ‘굴뚝’처럼 숯을 차곡차곡 쌓는 식으로 생겼어요.
숯을 넣고 아래쪽 공간에 토치를 넣어서 직접 가열해도 되는데, 해보니까 지난 캠차레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튀김 후에 남은 기름에 적혀서 보관해둔 신문지를 제일 아래 깔고 숯을 올리면 신문지가 타면서 위쪽의 숯에 불을 붙여줘요. 숯 중간중간에도 신문지를 한두 개씩 넣어주면 좋겠죠. 여차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토치를 아래 집어넣고 활활 태워주세요. 요컨대 아래쪽만 가열해서 밀집한 숯을 모두 하얗게 태울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이러면 바비큐 그릴에 숯을 널리 펼쳐놓고 토치로 사방을 전부 가열하면서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숯불을 완성할 수 있어요. 숯은 안이 빨갛게 타오르면서 겉은 하얗게 재가 덮일 때까지 가열해야 음식을 익힐 수가 있는데, 넓게 펼치면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가열하기 힘들거든요. 연료 낭비이기도 하고요. 이거는 숯불을 붙이느라 토치를 한참 들고 있던 어느 캠핑 다음날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사실 토치는 손 앞에서 바로 활활 불꽃이 웅장하게 타오르는 것이라 너무 오래 하기 무섭기도 하고 위험하거든요. 숯불구이를 자주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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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니 스타터, 차콜 스타터 등으로 부르고요, 둥근 원통형과 접이식 사각형이 있어요. 저는 되도록 수납이 잘 되는 납작한 모양을 선호하기 때문에 접이식 사각형으로 구입했습니다. 둥근 원통형이 쓰기 더 편하고 튼튼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 호주처럼 뒷마당에 그릴이 있었다면 저걸 샀을 것도 같아요. 하지만 캠핑은 무조건 수납! 사각형 침니 스타터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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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슬로 접이식 미니화로
이건 사실, 캠핑카를 기다리는 반년 동안 캠핑 준비를 하면서 상당히 초반에 구입했던 화로였어요. 구입한 이유는 뭐 보시면 누구나 예측하시다시피, 귀여워서입니다. 가로가 19.5cm, 높이가 15cm밖에 되지 않아요. 책보다 작습니다. 이건 솔직히 안 쓰더라도 갖고 싶다고 생각하고 샀어요.
그리고 숯불 피우기의 난이도가 꽤 높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한동안 꺼내지도 못하고 봉인 상태로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숯불을 피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요만한 장난감 같은 화로로 뭘 굽기나 할 수 있겠냐 싶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캠핑을 다녀보니 깨닫게 된 것이죠.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고(?) 숯불을 거대하게 피워봤자 한 끼에 먹는 음식을 굽고 익히는 데에 그만한 열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매번 큰 화로대를 꺼내서 조립하고 닦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숯불 다루기에 자신감이 좀 붙기도 했어요. 그래서 꺼내보기로 했죠. 나의 미니 화로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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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웬걸, 화로대가 작고 컴팩트하니까 숯불구이를 하기가 훨씬 편한 거예요! 물론 숯불 자체는 침니 스타터로 붙였습니다. 이것도 숯을 적게 쓰니까 금방 충분히 달궈지더라고요. 다만 그릴 자체가 작으니까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빨리빨리 굽기는 당연히 힘들어요. 대신 전문 고기집에 간 것처럼 준비한 생선과 갈매기살을 초벌로 싹 굽고, 상을 차리고 그 옆에 미니 화로대를 올려서, 저녁 바람에 차게 식은 초벌구이한 음식을 데우고 바로바로 입에 쏙쏙 넣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사실 캠핑은 한여름이 아니면 익힌 음식이 생각보다 빨리 식거든요. 그래서 옆에서 고기를 굽고 앉아서 먹으면 굽는 사람은 제대로 식사를 하기 힘들고, 잔뜩 구워서 옮겨다가 상을 차리면 이미 다 식어서 지방이 하얗게 굳어 있는 경우도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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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미니 화로대와 초벌구이를 결합하니까 그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초벌해서 딱 차려놓고 모두 둘러 앉아서 바로바로 데워가면서 먹으니까 식사의 흐름이 끊기지도 않고, 소외되는 사람도 없고, 따뜻하고 맛있을 때 먹을 수 있었어요. 숯을 조금만 쓰면 되니까 숯불에 대한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고요. 다만 양쪽이 살짝 막힌 구조라서 숯불이 살짝 사그라들 때 다시 붙이기가 약간 까다로웠는데, 중간에 한 번씩 산소공급을 해 주면 3인분 초벌구이 하기에 문제가 없었고요. 그러고도 남은 여열로 끝까지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손바닥만해서 귀엽고요. 수납하기 좋은 건 말 할 필요도 없겠죠! 숯불구이를 가볍게 자주 즐기고 싶다면 미니 화로대를 하나 구입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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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이제 제가 무슨 말을 하게 될 지 예상하시겠죠. 아, 숯불구이 하고 싶다. 아, 캠핑가고 싶다 입니다. 봄꽃을 감상하러 거닐다 보면 느끼시겠지만 이제 정말 캠핑하기 좋은 시기, 성수기의 스타트입니다. 바로 어제 한 캠핑장을 예약하기 위해 오픈 대기를 했는데 역시나 어린이날 연휴의 예약은 순식간에 차버리더라고요. 저는 무사히 성공했습니다! 아직 캠핑장을 정하지 못한 캠퍼분이라면 연휴 예약은 서두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즐거운 연휴 계획을 미리 세워보면서 오늘의 캠차레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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